우리나라 중고등학생의 시간활용과 그 성과

Abstract

우리나라는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매우 열심히 공부하는 것으로 흔히 인식되고 있으며 이러한 인식은 TIMSS나 PISA 같은 국제 비교 평가 시험의 결과를 통해서도 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이 어떠한 활동을 통해 인적자본을 축적해 가며 결과적으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지 원인에 대한 연구는 충분치 않은 상태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공부와 여가시간을 어떻게 배정하는지는 간헐적인 설문조사 이외로는 잘 연구 분석되지 않고 있다. 본고는 그 동안 아쉽게도 자료의 제약으로 인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던 우리나라 학생들의 시간활용 실태와 시간활용에 따른 학업성취도의 차이를 살펴본다. 시간은 인간에게 있어 희소한 여러 자원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자원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학생들이 어떻게 시간을 투자해서 인적자본을 축적해 가는지는 그들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일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학생들이 무엇을 하며 그들의 미래를 준비해 나가는지부터가 매우 중요한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학생들의 시간 활용에 있어 본고에서 가장 주목하고자 하는 문제의 초점은 과외와 자기학습 사이의 관계이다. 과외 공부가 스스로 하는 공부와 대체적인 관계일지 보완적인 관계 일지는 과외비 지출이나 과외의 효과 등에 비해서는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한 부분이지만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된다. 흔히 사교육의 폐해로 공교육의 부실화나 가계의 경제적 부담 등이 많이 지적되어 왔으며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사교육이 시간을 창의적으로 활용할 능력을 학생들에게서 빼앗는 효과도 있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과외 학습에 의해 억지로 공부시간을 늘여 온 학생들이 수능 점수 향상이라고 하는 목표가 사라진 대학 생활에서 자기 관리를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는 우리나라의 장래를 생각할 때에도 매우 중요한 문제라 할 수 있다. 물론 과외학습이 전적으로 수동적으로 이루어진다고는 볼 수 없지만 시험 성적 향상을 위해서 타인에게 의존하는 공부 성향이 굳어지도록 할 우려는 지울 수 없다. 또한 과외 학습에 대한 지나친 시간 투자는 과외학습에 대한 재정적 투자에 의한 경제적 낭비를 초래하듯이 창의적 활동을 통한 인적자본 축적을 제약한다는 의미에서 커다란 국가적 역량의 낭비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들을 하나의 논문에 담아낼 수는 없지만 본고에서는 과외의 효과를 학생들의 시간활용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하는 시도의 첫 출발을 해보고자 한다.1) 보다 구체적으로는 과연 과외 학습이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을 빼앗고 있는지, 과외 학습이 성적을 향상시키는 효과는 있는 것인지, 만약 그렇다면 어떤 경로를 통해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인지 등을 살펴본다. 분석의 초점은 자습과 과외 학습의 관계, 그리고 자습과 과외 학습의 성적 향상 효과에 맞춰지게 될 것이다. 본고는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2절에서는 교육고용패널에서 보이는 중고생의 시간이용 패턴을 살펴본다. 이어 제 3절에서는 학생들의 공부 시간을 결정하는 요인들과 자습과 과외학습의 대체관계에 대해 살펴본다. 4절은 일반고등학생들의 수능점수 자료를 활용하여 시간활용과 국어 수학 영어 과목의 학업 성취도 사이의 관계를 고찰하면서 과외학습이 성적 향상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를 찾아본다. 5절은 맺는 말이다.